천구상에서 태양의 경로
지구가 태양 주변을 공전하기 때문에 지구상에 있는 관측자는 태양이 황도라는 천구상의 어떤 특정한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태양의 밝은 빛 때문에 이 움직임은 쉽게 인지하기 어렵지만, 배경에 있는 별과 태양의 위치를 비교해 보면 태양이 뜨고 지는 경로가 매일 조금씩 이동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태양이 이동하는 경로인 황도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적위 약 0도의 폭을 가지는 띠 모양의 영역을 황도대라고 부른다. 이 황도대는 24개의 별자리의 일부 또는 전체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 태양은 13개의 별자리가 분포하는 영역을 통과하게 되는데, 이 중에서 12개의 별자리가 황도 12궁을 구성한다. 이 황도 12궁은 점성술에서 별점을 치는 데 활용되는 별자리이다. 그러나 현재 태양이 황도대의 어떤 별자리를 통과하는 시점은 고대 점성술이 만들어지던 시기와는 전혀 다르다. 예컨대, 점성술에 따르면 3월 21일과 4월 19일 사이에 태어난 사람은 양자리에 해당하지만, 현재 태양이 양자리를 통과하는 시기는 4월 19일부터 5월 23일까지이다. 이러한 차이는 세차 운동 때문에 생긴 것이다.
점성술이란 태양, 달, 그리고 행성들이 인간의 운명에 영향을 준다고 가정하고 이들의 위치나 운동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한때 천문학은 역법을 만들고 점성술의 기법을 개발하는 데 묶여 있었지만, 현재에는 다양한 방면에서 응용되고 있다. 점성술사는 다른 별자리에 대해서는 별로 주목하지 않지만, 황도대의 별자리와 태양의 위치에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점성술에서 말하는 태양의 위치와 실제 태양의 위치는 많이 어긋나고 있다.
세차 운동
지구의 자전축은 황도면에 대해 23.5도 기울어져 있다. 이처럼 기울어진 자전축 때문에 지구에는 계절의 변화가 생겨난다. 현재 지구의 자전축이 가리키는 방향은 천구의 북극성이 위치한 곳이다. 그러나 이 방향이 항상 고정된 것은 아니다. 마치 팽이가 돌 때 축이 서서히 흔들리는 것처럼, 지구의 자전축도 2만 5800년을 주기로 천천히 흔들리고 있고, 이에 따라 자전축이 가리키는 방향이 천구상에서 변한다. 자전축이 이와 같은 흔들림을 세차 운동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달과 태양의 중력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세차 운동은 하늘의 남극과 적도, 그리고 춘분점의 위치 역시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적경이나 적위로 표시되는 별이나 외부 은하들의 천구상 위치도 변하게 된다. 천문학자들은 이들의 위치를 표시하기 위해 대략 50년마다 천구의 기준 좌표를 다시 정의한다. 세차 운동은 지구의 자전축이 팽이처럼 흔들리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그 결과 천구의 북극과 남극은 아주 천천히 움직이게 된다. 2만5800년을 주기로 천구의 북극이 한 바퀴를 돌게 된다
계절
지구는 대략 365.25일을 주기로 태양 주변을 공전한다. 이 시간 간격이 바로 지구의 1년이다. 지구상의 계절 변화는 지구의 공전 궤도에 대해 지구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생긴다. 지구 자전축의 경사 때문에 어느 순간 남반구나 북반구 중 일부 지역은 태양에 수직으로 향하게 된다. 따라서 이 부분은 더 많은 태양의 에너지를 받게 되어 더 더워진다. 1년 중 북반구는 6월 21일경, 즉 하짓날에 태양 쪽으로 최대로 기울어지고, 남반구는 동짓날인 12월 21일에 태양이 가장 높이 뜬다. 하지 무렵 북극 부근에서는 온종일 태양이 비치는 반면, 남극 부근에는 해가 뜨지 않는 어둠이 종일 계속된다. 반면에 동지 무렵에는 정반대 상황이 벌어진다. 한편 하지와 동지 사이에는 춘분과 추분이 있는데, 이 무렵에는 자전축이 태양에 대해 수직으로 놓여,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진다. 지구 자전축의 경사는 회귀선의 정의를 가능하게 한다. 즉 태양은 하짓날 북위 23.5도인 지역에서 천정에 있으며, 동짓날에는 남위 23.5도인 지역에서 천정에 있다. 그리고 춘분과 추분에는 적도 위의 지역에서 천정에 자리한다.
태양광의 강도는 적도 지역에서 최대가 된다. 극지 쪽으로 이동할수록 태양광이 지표면에 입사되는 각도가 작아진다. 그뿐만 아니라 경사각이 작아지면, 통과해 오는 대기의 길이도 커지므로 지표면 위로 넓게 태양광이 흩어지게 된다.
하루의 측정
지구는 매일 한 바퀴씩 자전한다. 따라서 지표면은 지구의 그림자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을 반복하게 되고 이 결과 낮과 밤이 생긴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할의 길이는 두 가지로 정의 할 수 있다. 하나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태양일이다. 태양일은 태양이 한 바퀴 돌아 다시 같은 위치에 오는 데 걸리는 시간 간격으로 정의한다. 이는 태양이 남중해 최대의 고도가 됐을 때부터 다음번 남중하는 때까지의 시간 간격을 측정해 얻는다. 다른 한 가지 정의는 멀리 있는 항성이 1회전을 해 다시 같은 위치에 올 때까지의 시간 간격으로 정의하는 항성일이 있다. 항성일은 태양일에 비해 약 4분 정도 짧다. 태양과 항성의 회전은 지구 자전 때문이다.
태양일과 항성일의 차이는 지구가 공전하기 때문에 생긴다. 지구는 자전하면서 공전하기 때문에 전날과 동일한 위치에 태양이 오려면, 공전으로 태양이 물러난 각도만큼 지구가 더 자전해야만 한다.
한 달의 측정
한 달의 개념은 지구에 대한 달의 공전 운동에서 비롯한 것이다. 달이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동안 지구, 달, 그리고 태양 사이의 상대적인 위치가 연속적으로 변해 위상 변화를 유발하게 된다. 달의 위상 변화는 그믐(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놓일 때), 초승달, 반달, 볼록달, 그리고 보름달(달이 태양의 반대편에 올 때)의 순으로 반복된다. 달의 위상 변화 주기는 태양일로 29.5일이고 이 시간 간격을 가지고 삭망월을 정의한다. 그러나 지구가 태양 주변을 공전하기 때문에, 하루의 길이를 정의하는 것과 유사하게, 한 달의 길이를 정의하는 데 복잡성이 존재한다. 실제로 멀리 떨어진 항성을 기준으로 볼 때, 달이 지구를 한 번 공전하는 데는 27.3일이 걸린다. 이를 항성월이라고 한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달은 지구를 공전하는 동안 지구가 자신의 공전 궤도를 따라 이동한 각도만큼 더 달이 공전해야만 지구에서 볼 때 원래 위치에 오게 된다.
지구, 달, 태양 사이의 상대적 위치는 끊임없이 변한다. 그 결과, 지구의 관찰자에게는 달이 모습이 변하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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